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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마음

[옛홈피07.2.17] 베를린에서 앞집 지붕 꼭대기에 해가 슬며시 걸렸습니다. 며칠간 우울한 독일 겨울 날씨의 전형을 보여주기라도 하겠다는 듯 어둡고 찌푸리던 날씨가 오늘 아침에야 개나 봅니다. 맑은 날도 해는 늦게 떠서 일찍 사라집니다. 온이를 데리고 독일 베를린에 왔습니다. 엄마 곁으로 온이를 데려다 주러 왔지요. 훔볼트 대학에서 자연보전정책을 전공하게 된 온이 엄마는, 막 집을 구하고 가구와 살림살이를 들여놓는 중입니다. 동네는 쾌적한 곳입니다. 첼렌도어프라는 베를린 남쪽 지역인데 과천쯤 되는 분위기인가 봅니다. 아직 정리 덜 된 집안 정리를 돕느라 별로 돌아다닐 여윤 없지만, 그냥 다니기만 해도 흥미 있는 볼거리가 많습니다. 해외에 가면 늘 보행환경을 주위깊게 보는 편인데, 이끼 낀 굵은 나무와 흙과, 자갈깔린 보행로와, 자연스런.. 더보기
[옛홈피06.12.31] 새해 첫달은 온이와 함께 낼 모레 공부하러 떠날 마눌님 때문에 한해의 마지막 날이라는 것도 실감이 안 나네요. 신년 1월 2일, 3년 예정으로 독일 베를린의 훔볼트대학이라는 곳으로 자연환경보전 관련 정책을 공부하러 마눌님이 출국합니다. 덕분에 짐 부치고 집 정리 다시 하고 집안이 어수선하네요. 아무튼 적지 않은 나이에 용기를 내어 떠나는 길이니만큼 학업 건강하게 잘 마치고 돌아오길 응원하고 있습니다. 몸은 여리지만 마음은 단단한 사람이라 잘 해내리라 믿고요. 하나 뿐인 딸 여덟살 온이도 엄마를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온이 엄마는 온이 없이 살 엄두가 안 나는 사람이니까, 할 수 없습니다. 온이 엄마가 먼저 가서 살 집 마련하고 정리해놓고, 온이는 2월 초에 아빠가 데려다 주기로 했습니다. 한창 자라고 있는 온이와 3년을 헤어진다고.. 더보기
[옛홈피06.12.25] 해를 넘기며 해야 할 일들, 빼먹지 않기 이제 며칠 안 남았네. 해야 할 일 빼먹지 않도록 적어 가면서 하기! 해를 넘기며 해야 할 일 정례회 한번 끝나면 산타할아버지 선물보따리만큼 쌓이는 서류들... 아마 내 사무실이 과천에서 가장 너저분한 사무실일 듯. 분류해서 싹 정리하고 버릴 건 버리고... 소파 있는 공간에 회의 테이블과 접의자로 여덟명짜리 회의 공간 만들기. 업무 공간답게... 귀퉁이에 차 마시는 공간이 약간 나올지... 2005년에서 2006년으로 넘어오면서 매년 하던 연락처 정리를 못했다. namelist.hwp 파일 업데이트 하고 2007년 수첩에 부착! 꼭 올해 끝내자... 하지만 만만한 일이 아니다. 특히 올해는 새로 만난 사람들이 많아서 말이쥐... 과천 바깥에 계신 분들도 일부 추가해야겠다. 엄선해서... 지역에서 늘 뵙.. 더보기
[옛홈피06.11.20] 일본 연수 풍성하게 잘 다녀왔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 저녁에 돌아왔습니다. 빡빡했지만 아주 유익한 연수였습니다. 학교의 급식교육, 보행자와 자전거를 위한 통행로 만들기, 청소년 시설 운영, 주민센터 운영, 노인복지시설, 보육에 대한 공적 지원, 시민들이 관리하는 자연생태공원... 일본에서도 가장 앞서 있는 지방자치와 시민참여의 현장을 둘러보고 온 셈입니다. 중간에는 세계4대 어시장의 하나라는 됴코 쓰기지수산시장의 새벽장에도 가보고, 마지막 이틀은 승용차를 렌트해서 하코네와 후지산 일대를 둘러보며 연수를 마무리했습니다. 여러모로 느끼고 생각한 점이 많은 풍성한 여행이었습니다. 보따리가 크니까 하나씩 풀어놓겠습니다. 하지만 우선은 코앞에 닥친 예산심의가 절 긴장시키는군요. 오늘 오전에 첫번째 예산공부모임을 가졌습니다. 모두 열세분이 참석하셨는데.. 더보기
[옛홈피06.10.31] <완전잡담>낚시, 타전... 준비됐나요? 밑에 타전 소리 어쩌구 하는 글에 장구선생님인 주희아빠가 한마디 했네요.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일이 낚시랑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미끼"를 던지면 줄줄줄 잡혀 올라오지요. 통상 인터넷에서 낚시질이라고 하면 흥미를 끄는 제목에 엉뚱한 본문을 달아놓고 사람들을 속여 꼬시는 행위 쯤을 말하지요. 이를 테면 이렇게 제목을 올려놓고 들어가보면 불난 사진을 올려놓는 겁니다. ㅎㅎ 사실 낚시질은 스포츠신문이 쵝오지요! 관련기사 보기~! 인터넷에서 보통은 나쁜 짓을 지칭하지만 게시판에 글을 쓴다는 일 자체가 반응을 요청하여 대화로 초대하는 일이고 보면, 낚시질을 잘 한다는 건 상대의 반응/움직임/참여를 이끌어내는 특별한 능력 같아요. 아무리 멋진 글이라도 읽는이의 낄 자리가 보이지 않으면, 글쓴이.. 더보기
[옛홈피06.10.23] 아놔... 마티즈 사고치다... 관문로 거리숲 문제, 의회 연수 프로그램 짜기... 등등 정신이 없는데... 암만 정신이 없어도 사고낸 이야긴 쓰고 넘어가야겠네요. 첫 접촉사고입니다. 문원동사무소 옆에 경사가 급한 주차공간이 있는데 앞차와 간격을 확보하려고 뒤로가려다 찌익~~ 꽝 부딪쳐서 아찔 했는데, 뭐 살짝 닿은 거니 별일 없겠거니 했답니다. 차 주인이 오셔서 살펴보는데, 우와... 이름도 낯선 외제차... 뒷범퍼에 살짝(정말 살짝...) 긁힌 자국이... 연락처 넘겨주고 왔습니다. 완전히 처분만 기다리고 있는 신세네요. 어찌 될런지... ㅠㅠ 오는 길에 긴장을 해선지 시동은 더 자주 꺼뜨리고, 종종 멍청하게 핸드브레이크 채운 채로 차를 움직이려 하다보니 엔진에 무리가 가는지 소리도 이상해진 것 같아요. 내가 왜 차를 샀지... ㅠㅠ 더보기
[옛홈피06.10.15] 보내는 내 타전 소리가 누구의 일이 말입니다... 함께 어울리는 맛이 없으니 아주 죽을 맛입니다. 오늘 해도 그만 내일 해도 그만인 일들, 그냥 한주 두주 넘겨버리면 그만이고요. 많은 분들과 함께 일하는 틀을 짜야 하는데, 실마리를 못 찾고(안 찾고??) 한 없이 시간만 가고 있네요. 활동 내용을 메일로 공개하고 의견 묻고 하겠다던 약속(!)도 사실 별 일이 아닌데 계속 미루고 있는 이유는 또 뭔지. 혼자 생각하고 꾸미고 진행하는 자기 처지에 대한 반발 같은 건 아닌지...? 그게 싫다면 손 내밀고 함께 하자면 될 일인데 왜 그건 계속 미루는지...?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걸 잘 알면서도 말이죠. 오늘은 숨을 곳도 없는 이 좁은 동네에서 숨 죽이고 틀어박혀 옴짝달싹 못하는 기분이네요. 가을입니다! 높은 가지를 흔드는 매미소.. 더보기
[옛홈피06.10.13] 공포의 하늘색 마티즈 등장... 과천에 공포의 하늘색 마티즈가 나타났다고 하면... 에... 결국 차를 샀습니다. 물론 면허를 땄단 이야기지요. 평생 차를 가질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하여간 그렇게 됐습니다. 차를 가지고 오는 순간부터 뭔가 꼬였다는 생각 - 이게 벌어다주는 시간보다 뺏어가는 시간이 훨 많을 거다. 얼마나 날 귀찮게 굴까... - 이런 생각 때문에 좀 착잡했더랍니다. 그제 가져와서 시내 몇 바퀴 돌아 봤는데, 뒤에서 황당해하시던 운전자들에게는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한 신호등에서 시동을 세번 꺼뜨린 적도 있으니 말입니다. 굼뱅이 운전은 물론이고... 면허를 트럭으로 따다보니 이 쪼그만 차는 참 민감합니다. 클러치를 조금만 빨리 떼도 덜컹거리는군요. 예... 참 수동입니다. 대신 차가 작아서 운전하.. 더보기
평화로운 저녁 집에와서 하고싶은 일을 다했다. 음악틀고 밥 얹고 설겆이하고 커피콩 갈아놓고 맘에 드는 곡 한번 더 틀고 뜸드는동안 트윗 하고 밥먹고 (총각김치 끝내주고) 상치우고 커피 내리고 여전히 음악이 나오는 스피커 가까이 책상에 앉았다. 이제 평화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봄의 노래:::신경림 블로그를 꾸미다가 신경림 시인의 시가 적힌 사진이 보였다. 2002년 봄, 내가 살던 과천 별양동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진달래 새잎이다. 신경림 시인, 봄, 새싹. 좋은 시작이다. ..................... 봄의 노래 ::: 신경림 하늘의 달과 별은 소리내어 노래하지 않는다 들판에 시새워 피는 꽃들은 말을 가지고 말하지 않는다 서로 사랑한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듣는다 달과 별은 아름다운 노래를 꽃들의 숨가쁜 속삭임을 귀보다 더 높은 것을 가지고 귀보다 더 깊은 것을 가지고 네 가슴에 이는 뽀얀 안개를 본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소리를 듣는다 눈보다 더 밝은 것을 가지고 가슴보다 더 큰 아픔을 가지고 "가난한 사랑노래" 1988, 실천문학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