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꾸미다가 신경림 시인의 시가 적힌 사진이 보였다. 2002년 봄, 내가 살던 과천 별양동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진달래 새잎이다.
신경림 시인, 봄, 새싹.
좋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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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노래 ::: 신경림
하늘의 달과 별은
소리내어 노래하지 않는다
들판에 시새워 피는 꽃들은
말을 가지고 말하지 않는다
서로 사랑한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듣는다
달과 별은 아름다운 노래를
꽃들의 숨가쁜 속삭임을
귀보다 더 높은 것을 가지고
귀보다 더 깊은 것을 가지고
네 가슴에 이는 뽀얀
안개를 본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소리를 듣는다
눈보다 더 밝은 것을 가지고
가슴보다 더 큰 아픔을 가지고
"가난한 사랑노래" 1988, 실천문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