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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마음

[옛홈피06.10.15] 보내는 내 타전 소리가 누구의

일이 말입니다...
함께 어울리는 맛이 없으니 아주 죽을 맛입니다.
오늘 해도 그만 내일 해도 그만인 일들, 그냥 한주 두주 넘겨버리면 그만이고요.

많은 분들과 함께 일하는 틀을 짜야 하는데,
실마리를 못 찾고(안 찾고??) 한 없이 시간만 가고 있네요.

활동 내용을 메일로 공개하고 의견 묻고 하겠다던 약속(!)도
사실 별 일이 아닌데 계속 미루고 있는 이유는 또 뭔지.

혼자 생각하고 꾸미고 진행하는 자기 처지에 대한 반발 같은 건 아닌지...?
그게 싫다면 손 내밀고 함께 하자면 될 일인데 왜 그건 계속 미루는지...?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걸 잘 알면서도 말이죠.

오늘은
숨을 곳도 없는 이 좁은 동네에서
숨 죽이고 틀어박혀 옴짝달싹 못하는 기분이네요.

가을입니다!


높은 가지를 흔드는 매미소리에 묻혀
내 울음소리는 아직 노래가 아니오
풀잎없고 이슬 한방울 내리지 않는
지하도 콘크리트벽 좁은 틈에서
숨막힐듯 토하는 울음
그러나 나 여기 살아있소

지금은 매미떼가 하늘을 찌르는시절
그소리 걷히고 맑은 가을하늘이
어린 풀숲위에 내려와 뒤척이고
계단을 타고 이땅밑까지 내려오는날
발길에 눌려우는 내 울음소리
그러나 나 여기 살아있소

보내는 내 타전 소리가
누구의 마음하나 울릴수 있을까
누구의 가슴위로 실려갈수 있을까
누구의 마음하나 울릴수 있을까
누구의 가슴위로 실려갈수 있을까


안치환 귀뚜라미 / 작사 나희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