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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정치" - 균형감각, 거리를 둘 수 있는 능력




(열정과 책임감에 이어) 균형감각(Augenmass)...은 정치가의 매우 중요한 자질입니다. 균형감각이란 내적 집중과 평정 속에서 현실을 관조할 수 있는 능력, 즉 사물과 사람에 대해 거리를 둘 수 있는 능력입니다.

<거리감의 상실>은 그것 자체로서 모든 정치가의 가장 큰 죄과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리고 <거리감의 상실>은, 만약 이것이 우리 후배 지식인들에게서 육성될 경우, 이들을 필연코 정치적 무능의 길로 오도할 그런 태도 중의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거리감의 상실은 동일한 사람의 정신 속에 뜨거운 열정과 냉철한 균형감각이 공존하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정치는 머리로 하는 것이지, 다른 신체기관이나 심정으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에 대한 헌신은, 만약 이것이 하나의 경박한 지적 유희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진지한 행위이고자 한다면, 열정에서만 태어나고 또 열정에서만 자양분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열정적 정치가의 특징인 강한 정신적 자기 통제력은 - 이 말의 모든 의미에의 - 거리감에 익숙해짐으로써만 가능한 것이며, 이러한 정신적 자기 통제력이 그를 단순히 <비창조적 흥분>에만 빠져 있는 정치적 아마추어들로부터 구분하는 자질입니다.

정치적 <개성>이 강하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위의 세 가지 자질, 즉 열정, 책임의식, 그리고 균형감각이라는 자질을 소유하고 있음을 뜻합니다.

<직업으로서의 정치> 중. 막스 베버 / 전성우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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