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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마음

잠이 안 오네.

잠이 안 오네. 나를 괴롭히는 상념, 같은 건 아니고 오히려 생각 속에 떠오르는 상황들이 맑아져서 정신도 맑아진다. 저녁을 걸렀다거나 대신 커피를 두 잔이나 마셨다거나 하는 이유일 수도 있다.

 

많은 일이 일어나는 한 해가 될 거다. 따지자면 그다지 조용한 해는 없었지만, 특별히.

 

사실은 이미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큰 숙제였던 녹색당이 거짓말처럼 만들어진 것, 거기에 오천명, 칠천명의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는 상황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은 했지만 미처 그려보진 못했던 모습이다. 그 사람들이 다 이 운동을 자기 것으로 잘 받아들이고 있는 건 아니지만, 지켜보면서 난 이만하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간단하게 말할 수 있는 일들 말고도 크고 작은 일들이 일어나고 안팎에서 많은 것들이 요동친다. 혹시 어제와 같은 게 없는 건 아닐까? 짧게는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10년, 길게는 세상에 달려들기 시작한 지 25년, 더 길게는 세상과 자신의 분리를 경험하지 못한 남자 아이로 살아온 언제부터인지 말할 수 없는 시간이 더 그대로 지속되진 않을 것 같다. 

 

올해 매듭지어야 할 일들은 매듭지어야겠다, 생각하다 생각이 생각을 낳는다. 매듭짓는 건 내 몫인데 아주 조금은 힘에 부친다. 지켜주겠지.

 

변하고 싶은 것도 있고 간직하고 싶은 것도 있고 되찾고 싶은 것도 있다. 그게 변하는 거라는 걸, 나아가는 거라는 걸 조금은 알겠다. 그런데도 나는 늘 그랬듯 그 자리에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