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와 출판::

지식정보타운, 일과 삶이 활기차게 어우러지는 창의적 도시를 기대한다

서형원 2010. 2. 10. 21:08

<경기투데이> 2007년 10월 4일자에 실린 기고문입니다. 지난 7월에 작성한 원고인데 이제 실렸습니다.


"지식정보타운, 일과 삶이 활기차게 어우러지는 창의적 도시를 기대한다"

경기투데이 2007.10.4
서형원 / 과천시의원


38만평, 결코 작지 않은 면적이다. 대한민국 국회를 비롯해 언론과 금융의 메카이자 3만 명이 넘는 인구와 7만평짜리 공원까지 들어서 있는 여의도 시가지의 40퍼센트를 넘는 면적이다.

이곳을 개발한다는 것은 단지 신중함을 넘어 미래의 과천을 살아갈 사람들의 평가에 두려움을 가질 정도의 일이다. 2004년 주민설문조사에서 상당수의 과천 시민들이 환경파괴와 녹지훼손, 또는 교통 악화의 이유를 들어 사업 자체에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한 것을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최근 10만평 이상의 녹지를 개발지에서 제외한 것이 큰 다행으로 여겨진다.

사업 자체에 대한 찬반과 규모를 논할 시기가 이미 지났다면 이젠 이 사업이 과천의 미래에 기여하도록 지혜를 모을 때라고 본다.

첫째, 밤에는 사람이 없어 찾아가기 두려운 곳이 된 서구의 비즈니스 지구의 야간 공동화 현상을 방지해야 한다. 업무지구가 낮이나 밤에도 주거민의 문화와 여가에 의미 있는 공간이 되도록 도시계획에 반영하고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이곳에 살며 과천에 대한 애정을 키워가도록 할 필요가 있다.

둘째, 4천 세대의 주택 중 상당한 비율을 임대주택 등으로 공급하여 비교적 젊은 지식정보산업 종사자들이 여기서 거주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으며, 동시에 재건축과 집값 상승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세입자 등 과천 시민들의 주택 수요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젊은 맞벌이 부부들이 지역내 구매력이 높아 지역 경제의 활성화에 더 큰 기여를 한다는 점도 감안한 제안이다. 50퍼센트를 임대주택으로 건설하라는 중앙정부의 권고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대기업은 물론, 작고 야심 찬 기업들이 마음껏 실력을 키우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은 기업들이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지역사회와의 교류에도 적극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넷째, 놀이터 하나도 가장 창의적이고 탁월한 시설로 만든다는 의지로 모든 도시의 모델이 될만한 실력을 발휘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한번 자리 잡은 도시의 요소들은 오랫동안 손대기 어렵다. 각 분야에서 가장 창의적인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시민의 실제 생활에서 나오는 요구에 귀 기울이자.

당초 이 사업에 대해 그다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은 아니었다. 자칫 잘 못 개발하면 수도권의 보석과 같은 과천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왕 시작한 일이라면 진짜 실력을 발휘해주길 기대한다. 한번 개발하고 마는 일이 아니라 100년 이상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이다.
지식정보타운과 같은 큰 개발사업에 매달리느라 지금 여기 살아가는 시민들의 요구를 등한시 하는 것 아니냐는 최근의 불만에 찬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도시는 건물과 도로가 아닌 사람들의 삶과 유대로 구성된 것이니 말이다.